저작권의 보호대상 - 저작물

     - 이해완, 1996. 4. 6.수정 (최근 일부 개정된 부분 등은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1. 저작물의 의의

 저작권법에서는 저작물을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 제 2조 제 1항 ). 따라서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 되는 저작물이기 위하여는 다음의 요건들을 충족하여야 한다.

가.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할 것

 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의 하나로 법문은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문학, 학술 , 예술의 개념에 관하여는 그 각각의 의미를 개별적으로 확정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이것을 하나의 지적, 문화적 포괄개념으로 파악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따라서, 엄밀하게 위 3자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넓은 의미의 '지적, 문화적 창작'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면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소비자단체에서 발행한 [소비자권리를 아십니까]라는 홍보팜플렛 - 대법원 1991. 9. 10. 선고 91도1597판결)
   요컨대 저작물에 대한 이 요건은 문화의 진전에 따라 그 엄격성이 완화되었고, 따라서 저작물성 유무의 판단기준으로서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요건은 지적소유권 중 산업재산권의 영역으로부터 저작권의 영역을 구별시켜 주는 의미를 띠고 있다. 즉, 순수하게 산업적, 기술적인 고안품(실용품)은 포괄적 개념으로서의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저작물이 될 수 없으며, 특허법, 실용신안법 등이 요구하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 산업재산권의 객체로서 보호받을 수 있을 뿐이다.

나. 창작물일 것

이것은 저작물이 되려면 창작성의 요건과 객관적 표현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 창작성

(가) 창작성의 의의
   저작권법상의 저작물이기 위한 요건으로서의 창작성(originality)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할 뿐이다. 이렇게 창작성의 개념을 넓게 잡고 있는 것은, 저작자가 저작물을 창작함에 있어 항상 어떤 형태로든 선인의 문화적 유산을 승계하는 것이지 전인미답이라고 할만큼 완전히 독창적인 작품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작권법의 보호범위를 가급적 넓게 잡아 저작자들에 대한 보호를 충실히 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비롯된 해석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창작성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는 질의 측면에서 반드시 학술적 또는 예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양의 측면에서도 창작성이 상당한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 아니다. 창작적이기 위하여는 단지 저작물에 그 저작자 나름대로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다른 저작자의 기존의 작품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이면 충분하다.
   여기서 창작성의 요건에 관한 일본의 판례를 살펴보면, ① 과학잡지에 등재할 목적으로 동물의 생태를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에 대하여 '원고가 미술화가로서의 감각과 기술을 구사하여 원화를 제작한 이상 과학잡지에 등재하기 위해서 실물의 정확한 模寫일 것이 요구되는 제약 하에서 그린 것 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원화가 창조적인 정신적 노작으로서의 성격을 잃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시하여 그 저작물성을 긍정하였고(東京地裁 昭和 36.10.25.판결), ② 부호로 표시된 의원후보자당락예상표의 저작물성에 대하여도 '창작성이란 엄격한 의미에서의 독창성과는 다르고 저작물의 외부적 표현형식에 저작자의 개성이 나타나고 있으면 충분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긍정하였으며 (東京地裁 昭和 61.3.3.판결), 또한 ③ '게이트볼경기규칙서'에 대하여 '새로이 만들어진 스포트경기에 관해 그 경기 방법 중 어떤 부분을 어떠한 형식, 표현으로 경기규칙으로서 추출, 정리 하는가는 저작자의 사상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고 이 사건 규칙서의 규칙 자체도 원고의 독창적인 것인 이상 그것은 문화적 소산이라고 할 수 있는 창작성을 갖추고 있으므로 그 저작물성 자체를 부인할 수 없다'고 하였다 (東京地裁 八王子支部 昭和 9.2.10.판결).

   그러나, ① 簿記分介盤에 대하여는 '분개반의 방사형 구분 안에 인쇄되어 있는 문장도 일상 자주 접하는 거래례를 열거 한 것이고 또 원반을 회전 시킴에 의해 차변과 대변의 각 과목란에 표시된 계정과목의 명칭, 배열, 구성, 분개방법도 가장 초보적이고 전형적인 것이므로 학술적인 독창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저작물성을 부정하고(大阪高裁 昭和 38.3.29.판결), ② 편물단수 조견표에 대하여도 '2가지 수의 함수관계를 그래프로 나타내는 것은 현사회에서 하나의 상식일 뿐 원고의 독창적 사고의 소산이라 할 수 없고 그 함수관계를 편물에 이용했다는 것만으로 창작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東京地裁 昭和33.8.16.판 결)

  한편, 법문에는 명시하지 않고 있지만 저작물이기 위하여는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일 것이 요구된다. 예컨대, 선하증권의 용지는 어떤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저작물이 아니다. (東京地裁 昭和 40.8.31. 판결)

(나) 아이디어와 표현의 구별(idea-expression dichotomy)

   '아이디어와 표현의 구별' 또는 '아이디어.표현 이분법'이란 요컨대 '아이디어(idea)'는 저작물로 보호되지 아니하고 '표현(expression)'만이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하여 저작권의 보호대상을 개념적으로 한정하는 원리이다. 이것은 미국의 판례법상 오래 전부터 인정되어 오다가 (1879년 미연방대법원 판결인 Baker v. Seldon 사건 등) 1976년에 개정된 미국의 현행 저작권법 제 102조(b)에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저작자의 원저작물에 대한 저작권보호는 그 형태 여하를 불문하고 당해 저작물에 기술, 설명, 예시 또는 수록된 관념, 절차, 체제, 조작방법, 개념, 원칙 또는 발명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하는 형태로 명문화되었다.
   일본의 학설, 판례에 의하여도 유사한 모습으로 수용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일부 학설과 하급심판결에서 인정되어 오다가, 최근의 대법원판례에서 매우 분명한 형태로 수용되기에 이르렀다.

즉, 대법원 1993.6.8. 선고 93다3073,3080판결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은 학문과 예술에 관하여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의 창작적 표현물이어야 하므로 저작권법이 보호하고 있는 것은 사상,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 형식이고,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설사 그것이 독창성, 신규성이 있다 하더라도 소설의 스토리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저작물이 될 수 없으며, 저작권법에서 정하고 있는 저작인격권, 저작재산권의 보호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특히 학술의 범위에 속하는 저작물의 경우 학술적인 내용은 만민에게 공통되는 것이고 누구에 대하여도 자유로운 이용이 허용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그 저작권의 보호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있지 학술적인 내용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는 사상, 관념 등을 표현한 저작물에 있어서 그 저작물의 특수한 표현 형태 뿐만 아니라 그 속에 표현된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관념 자체에 대해서까지 저작자의 배타적 권리를 인정할 경우에는 저작자에 의하여 표현된 사상, 관념 등이 여러 가지 형태로 자유롭게 순환하는 것을 가로막음으로써 학문, 문학, 예술 등의 발전을 저해하여 저작권법의 본래취지에 오히려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그러한 사상, 관념 등에 대하여는 비록 그것이 당해 저작자의 독창성에 기한 것이라 하더라도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가 미치지 않는 것으로 봄이 마땅하다는 취지에서 나온 이론이다.

   구체적으로 이 이론을 적용한 예로는, "저작권자의 강의록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내용의 키-레터스(key-letters)를 분석방법론으로 사용하고 그 이론을 이용하여 희랍어의 문법에 관한 자신의 저서에 사용하였지만 구체적인 표현까지 베끼지 않았으므로 저작권의 침해가 되지 아니한다" 고 한 위 93다3073,3080사건의 대법원 판결과 자연과학법칙을 설명한 저작물의 경우에 대하여 그 저작물에 기술된 "자연과학법칙 자체는 그것이 그 저작자가 최초로 발견한 것이라 하더라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것이고 그 자연과학법칙에 대한 저작자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설명 및 표현방식만이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한 일본 大阪高裁 昭和54.9.25.판결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아이디어와 표현의 구별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을 확정하고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지만, 특히 소설 등의 어문저작물의 경우에는 주제와 추상적인 배경, 전형적인 사건처리 등은 아이디어에 속하고 구체적이고 특색 있는 구성, 전개과정, 등장인물의 교차 등은 표현에 속한다고 하는 것과 같이 양자 사이의 구별이 애매한 상대성을 띰으로써 매우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고, 따라서 그러한 부분의 연구가 저작권법상의 매우 중요한 연구 영역의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이 원리에 의하면 저작물로 인정받기 위해 창작성을 요하는 것도 그 구성부분 중 표현이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하게 된다.('일조권'에 대한 법률 논문의 저작물성이 문제된 東京地裁 昭和 53.6.21.판결 참조)

(2) 객관적 표현

  저작물이 저작물로서 보호받기 위하여는 일정한 형식으로 객관화되어 외부에 표현되어야 한다. 그 표현수단에는 제한이 없으며 또한 표현의 완성도 요하지 않는다. (번역저작물의 경우 교열, 정정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번역저작권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한 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다 카4342판결 참조)

   한편, 미국을 비롯한 영미법계의 저작권법에서는 저작물의 성립요건으로 유형물에의 고정 (fixation in a tangible medium of expression)을 요건으로 하지만 독, 불을 중심으로 한 대륙법계 국가들에서는 유형물에의 고정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우리 나라는 후자에 속한다. 따라서 즉흥적인 연설, 강연 또는 자작곡 노래나 자작시 낭송 등도 저작물로 성립할 수 있다. 다만, 영상저작물은 저작권법 상의 개념규정이 "연속적인 영상이 '수록'된 창작물"로 되어 있으므로, 유형물에의 고정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사진저작물의 경우도 이에 준한 해석이 가 능하나, 이는 저작물 일반에 대한 요건론과는 무관한 문제이다.

2. 저작물의 분류

저작권법 제 4조는 저작물을 그 표현방식에 따라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누어 거시하고 있다. 이러한 저작권법의 규정은 저작물의 종류를 한정적으로 열거한 것이 아니고 저작물이 어떤 것인가를 개괄적으로 예시한 데 불과하다.

가. 어문저작물

소설, 시, 논문, 강연, 연술, 각본 등 언어나 문자에 의해 표현된 저작물을 말한다. 어문저작물을 다시 문서에 의한 저작물과 무형의 구술에 의한 저작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문서에 의한 저작물은 문자 또는 문자에 갈음하는 기호(예컨대 점자, 속기부호 등)를 사용하여 문서화된 저작물로서 구술에 의하지 아니한 소설, 시, 논문 등이 여기에 포함되고 구술에 의한 저작물은 자작에 의한 강연, 강의, 설교 등을 말한다. 사상, 감정의 표현일 것이 요구되므로 단순한 표어, 슬로건, 캐치프레이즈에 대하여는 일반적으로 저작물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제호에 관하여는 후술한다.

나. 음악저작물

음악저작물은 음에 의해 사상, 감정을 표현한 저작물을 말하며, 교향곡, 현악곡, 오페라, 재즈, 샹송, 대중가요, 동요 등등 표현방법 등을 묻지 아니하고 모두 이에 포함된다. 또한 우리 저작권법 상 유형물에의 고정 은 저작물성의 요건이 아니므로 악보에 고정되지 아니한 즉흥 연주 등도 음악저작물이 될 수 있다. 구전되어 내려오는 민요 등 악보가 없는 음악곡을 적절한 독창적 작보방식에 의하여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작성한 것은 악곡과 독립하여 문서에 의한 음악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

다. 연극저작물

우리 저작권법 상 연극저작물에는 연극 외에 무용과 무언극(팬터마임)이 포함되어 있다. 연극의 극본 등은 어문저작물에, 무대장치 중 미술적 측면을 가진 것은 미술저작물에, 배경음악은 음악저작물에 각 해당할 것이며 또한 배우의 연기, 무용수의 춤 등은 실연으로서 저작인접권의 대상이 되므로 결국 '연극저작물'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되는 것은 연기의 형 으로서 이미 구성 되어 있는 연극 또는 무용작품(choreographic works) 그 자체이다.

라. 미술저작물

 미술저작물이란 형상 또는 색채에 의해 미적으로 표현된 저작물을 말하며, 현행 저작권법은 그 예로서 회화, 서예, 조각, 공예, 응용미술작품 등을 들고 있다. 포스터의 그림, 회화의 밑그림이나 데생 또는 미완성 작품도 화가의 사상, 감정이 창작적으로 표현된 것이면 미술저작물이 될 수 있다. 인쇄용 활자 등의 문자체(소위 type face)도 미적 창작성을 갖춘 디자인서체인 경우에는 아래에서 설명하는 응용미술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며, 국제적으로는 1973년에 [type face의 보호 및 그 국제 기탁 에 관한 빈 협정]이 WIPO의 type face 보호외교회의에서 채택되 었다.

   응용미술품에는 ① 미술공예품, 장신구 등 실용품 자체인 것, ② 가구에 응용된 조각 등 실용품과 결합된 것, ③ 문진의 모델형 등 양산되는 실용품의 모델형으로 이용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 ④ 의류디자인 등 실용품의 모양으로서 이용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러한 응용미술품을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 순수한 실용품과 구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나, 미국의 판례이론 상으로는 어떤 물건이 본래적으로 실용적인 기능을 가질 때에는 그 물건의 예술적인 특징이 하나의 미술저작물로서 물질적 또는 개념적으로 분리하여 식별될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실용품 에 해당한다고 하여 '물질적 또는 개념적인 분리가능성(physical or conceptual separability)' 을 저작물성 인정의 한 요건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이론에 기한 미국 판례 상의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곰발 모양의 슬리퍼와 조각적 요소를 띤 안경진열대, 장난감 비행기 등에 대해 각각 그 '실용적 기능과 구별할 수 있는 미적 특징이 있다'는 이유로 저작물성을 인정하였고, 자동차의 철선바퀴덮개, 실물크기의 해부학적으로 정확한 사람몸통형태의 마네킹, 견본과 그 설명을 묶은 카페트 전시철 등 에 대하여는 그 물건의 미적 특징이 그 실용적 기능과 개념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등의 이유로 저작물성을 부정하였다.

   그런데, 위와 같은 응용미술작품 중 염직도안, 실용품의 모델형 등의 산 업 상 이용에 관하여는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 외에 의장법에 의한 보호가 주어질 수 있어 양 법률 사이의 관계가 문제된다. 그러한 도안 등에 대해 의장법이 요구하는 신규성과 물품성 및 의장등록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어느 한 법만이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두 법이 경합적 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그러나 이렇게 볼 경우 창작성은 있으나 신규성이 없는 경우이거나 의장 법에 규정된 8년간의 존속기간이 경과하거나 혹은 의장등록을 결한 상품디자인 등에 대하여도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되어 의장법의 여러 가지 제한규정의 취지를 몰각하게 될 뿐만 아니라 산업계에 혼란을 가져 오게 될 우려가 있으며, 그러한 점에서 응용미술품의 저작권법 상 보호에 관하여는 입법론적, 해석론적으로 신중한 검토가 요망된다 하겠다. 바로 이러한 측면으로부터도 응용미술저작물 에 대해 '실용적 기능과 물질적 또는 개념적으로 분리하여 식별 가능할 것'이라는 요건을 부가하여 한정적 으로 해석하는, 위에 서 본 미국판례이론이 우리 법의 해석론 상으로도 도입되어야 한다고 본다.

마. 건축저작물

저작권법은 건축물, 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 등을 저작물의 유형으로 예시하고 있다. 건축을 미술저작물의 하나로 보는 입법례가 많으나, 우리 저작권법은 일본 저작권법과 마찬가지로 건축이 다른 미술저작물과 달리 취급될 만한 특이성이 있다는 점에서 별개의 저작물 유형으로 거시하고 있다. 여기서 건축물이라 함은 협의의 건축물 외에 토목공작물인 교량, 고속도로, 도시설계 및 정원, 공원 등도 포함하는 의미라고 해석된다. 그러나 모든 건축물 등이 저작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건축물이 사회통념상 미를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저작물로 보호된다. 따라서 일반주택에는 통상 저작권이 부여되지 않지만, 건축상의 심미적 창작성이 있다면, 저작권법 상의 보호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 건축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복제권을 거의 유일한 권능으로 하고 있는데, 저작권법 제 2조 제 14호에서는 복제의 개념에 대해 "건축저작물의 경우에는 그 건축을 위한 모형 또는 설계도서에 따라 이를 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바. 사진저작물

   저작권법은 사진 및 이와 유사한 제작방법으로 작성된 것을 포함한 사진 저작물을 저작물의 한 유형으로 예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진의 경우에는 카메라라고 하는 기계의 조작에 의존하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그 저작물성이 다른 저작물에 비해 더욱 문제될 수 있다. 사진저작물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피사체의 선택, 구도의 결정, 광량의 조절, 앵글의 조정, 단추를 누르는 순간적 기회의 포착 혹은 원판의 수정, 색채의 배합 등에 창의와 노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복사기에 의해 피사체 를 기계적으로 충실히 재제하는 경우는 사진저작물이 아니고 수험용 사진이나 주민등록증에 붙이는 사진 등도 피사체를 충실하게 담아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 한 사진저작물이라 할 수 없다.

   회화의 복제사진이 사진저작물인가에 관해 일본의 학설이 나뉘고 있으나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피사체의 충실한 기계적인 재제에 불과하므로 단순한 회화의 복제물일 뿐 사진저작물이 아니고, 다만, 회화의 원색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과 창의가 인정될 경우에 한하여 회화에 대한 이차적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불상 기타의 조각품이나 건축물 등 입체적 미술저작물을 촬영한 사진은 카메라앵글, 조명의 선택, 구도의 결정 등에 창작성이 있는 한 사진저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과 유사한 제작방법'이라고 함은 사진을 특징짓는 것과 같은 화학적 또는 기술적 방법을 지칭하므로 사진유사의 저작물로 서는 청사진, 전송 사진, 자외선사진, 사진적 판화 등을 예로 들 수 있으나, 이들에 대하여는 그 창작성의 인정에 보다 신중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 영상저작물

 저작권법 제 2조 제 10호는 영상저작물을 "연속적인 영상(음의 수반 여부는 묻지 아니한다)이 수록된 창작물로서 그 영상을 기계 또는 전자장치에 의하여 재생하여 볼 수 있거나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는 극장에서 상영되는 극영화뿐만 아니라 뉴스영화, 문화영화, 기록영화 등이 포함될 뿐만 아니라 TV 방송용 필름도 포함되며 나아가 광학 필름이 아닌 자기테이프를 사용하여 연속상영물을 수록한 비디오 테이프도 이에 포함된다. TV생방송도 영상이 나감과 동시에 기계장치에 '수록'되는 것이므로 영상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한다. 저작권법 제 74조 내지 제 76조는 영상 저작물에 관한 몇 가지 특례규정을 두고 있다.

아. 도형저작물


   
저작권법은 지도, 도표, 약도, 모형 기타 도형저작물도 저작물의 한 유형으로 예시하고 있다. 각종 지도, 설계도, 그래프 등 각종 분석표, 도해, 지구의 등이 이에 포함되나, 건축물의 설계도는 건축저작물로 별도의 보호를 받으므로 여기에서 제외된다. 도형저작물 중 미술적 범주에 포함되는 것은 미술저작물이 되므로, 여기서 말하는 도형저작물은 학술적 범주에 속하는 것만을 의미 한다. 이러한 도형저작물에 관하여는 그 창작성의 여부가 세심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 주택지도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일본판례의 설시가 참고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도는 지구상의 현상을 소정의 기호에 의해 객관적으 로 표현하는 것으로서 개성적 표현의 여지가 적고 문학, 음악, 조형미술 상의 저작에 비해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는 범위는 좁은 것이 통례이지만 , 각종 소재의 선택, 배열 및 그 표시방법에 관하여는 지도 작성자의 개성, 학식, 경험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거기에 창작성의 표출이 있다고 할 수 있고 그 점에서 지도의 저작물성을 긍정할 수 있다. 그러나 주택지도의 경우는 그 성격상 게재대상물의 취사 선택은 자연적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이 점에 창작성을 인정할 여지는 극히 적고, 또 일반적으로 실용성, 기능성이 중시되는 반면 그에 사용되는 약도적 기법은 한정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주택지도의 저작물성은 지도 일반에 비해 다시 제한되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富山地裁 昭和53.9.22.판결)

자.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저작권법 제2조 제 12호는 컴퓨터프로그램을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 내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 명령으로 표현된 것을 말한다"고 정의한 후 같은 법 제 4조 1항 9호에서 컴퓨터프로그램을 저작물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다. 그런데 저작권법 제4조 제2항에서는 프로그램저작물의 보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이 제정되어 프로그램의 보호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어, 이 두 법률의 관계가 문제된다.
이에 대하여,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31조는 "이 법에 규정한 것 외에 프로그램의 보호에 관하여 저작권법에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학설도 저작권법과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은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으므로 프로그램저작물에 대하여는 1차적으로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이 적용되나 그 법에 규정 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저작권법의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

3. 제호와 캐릭터



가. 제호


   책, 노래, 영화 등 저작물의 제호는 그 자체로서 저작권법상의 저작물로 보호되는 것인가? 프랑스저작권법 제 5조는 '정신적 저작물의 제호는 그것이 독창성을 가지는 한 저작물 그 자체와 동일하게 보호받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다른 몇몇 입법례도 이를 따르고 있으나, 우리 나라의 판례 (대법원 1977. 7. 12. 선고 77다90판결: '또복이'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 9. 5. 선고 91라79판결: '애마부인'사건 등)와 학설은 일반적으로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저작물의 제호는 사상, 감정의 창작적 표현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저작물성을 부정하고 있다.

   분석해 보면, 저작물의 표지로서의 기능과 저작물의 구성부분으로서의 성 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저작권법은 원래 창작적인 저작물 자체를 보호하는 법이지 그 표지를 보호하는 법은 아니므로 위 첫째의 표지로서의 기능과 관련하여서는 저작권법의 보호가 주어질 수 없는 것이고, 타인의 동일 또는 유사한 제호의 사용에 의한 혼동의 우려로 부터 저작자를 보호하기 위하여는 이른바 표지보호법에 해당하는 상표법 (그러나, 예컨대 정기간행물이나 사전류가 아닌 일반 단행본서적의 제호 에 대하여 상표등록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므로, 상표법의 보호범위도 매우 제한적이다)이나 부정경쟁방지법의 보호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결국 제호에 대한 저작권법상의 보호가 문제되는 것은 둘째의 저작물 구성부분으로서의 성격과 관련한 것에 한한다 하겠다. 이 경우 저작물의 구성부분 중 창작성이 있는 부분은 그 구성부분만을 부분적으로 복제한 경우에도 그것이 양적인 상당성을 갖춘 경우에는 저작권침해를 구성하게 되므로 저작물의 제호도 그러한 한도 내에서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요컨대, 저작물의 제호는 그 자체 독립한 저작물로 보호되는 것은 아니지 만 침해에 있어 양적인 상당성을 충족할 정도로 충분히 길고 창작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복제가능성으로부터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나. 캐릭터

   캐릭터란 "만화, TV, 영화, 신문 잡지, 소설, 연극 등 대중이 접하는 매체를 통하여 등장하는 인물, 동물, 물건의 특징, 성격, 생김새, 명칭, 도안, 특이한 동작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작가나 배우가 특수한 성격을 부여하여 묘사한 인물을 포함하는 것 으로서, 그것이 상품이나 서비스, 영업에 수반하여 고객흡인력(good will) 또는 광고효과라는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어 이른바 상품화권의 대상이 되는 것"을 일컫는 개념으로 쓰이며, 실재캐릭터(real character)와 창작캐릭터(invented chara cter ), 시각적(visual or graphic) 캐릭터와 어문(literary or word portraits) 캐릭터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최연희, [캐릭터 보호에 관한 연구] 참조)

   일반적으로 캐릭터에 대하여는, 캐릭터를 등장시킨 만화, 영화 등 저작물 과 독립하여 캐릭터 자체가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일본 등의 통설, 판례일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의 학설과 하급심 판례(예컨대 서 울민사지방법원 1991. 1. 23. 선고 90가합31607판결)에 의하여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캐릭터 중 만화의 등장인물처럼 시각적으로 표현된 캐릭터는 동시에 미술저작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쉽게 저작물성이 인정되지만, 어문적 캐릭터가 저작물로 보호되는지는 반드시 명확하지 않고 나아가 영화나 TV에 나오는 시청각적 캐릭터(audio-visual character)에 대하여도 캐릭터가 등장하는 저작물 전체로부터 그 한 부분인 캐릭터를 분리하여 독립적인 저작물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도 간단한 문제만은 아니다.
이에 대하여 미국의 판례는 캐릭터의 묘사정도 내지 개발정도 또는 이야 기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기준으로 삼아 '충분히 특징적으로 묘사 된' 경우 혹은 영화 등의 '이야기(story being told)에 중핵적인 캐릭터인 경 우' 등은 캐릭터 자체가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지만, '개발정도가 낮아 개성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이면 보호받을 수 없는 하나의 아이디어에 불과하다고 한다.
   사실상 시각적 요소가 배제된 순수 어문캐릭터를 독립된 저작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명탐정 셜록 홈즈가 그 예로 들어지고 있다. 다만 소설 등의 등장인물은 그 특징적 성격묘사 등이 캐릭터 자체를 독립된 저작물로 보호할 수 있는 정도에는 이르지 못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 소설 등의 다른 구성요소인 사건의 전개과정과 결부된 전체로서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실존인물의 캐릭터 자체는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은 아니며, 인격권, 초상권, 명예권, 프라이버시권 또는 보다 새로운 개념인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 등으로 보호될 뿐이다.

4. 이차적 저작물과 편집저작물

가. 이차적 저작물


   (1) 현행저작권법은 이차적 저작물을 '원저작물을 번역, 편곡, 변형, 각색, 영상제작, 그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저작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제 5조 제 1항). 예를 들어 외국의 소설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 등 을 원작인 외국소설과는 별도로 보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차적 저작물이 보호되는 것은 그 작성에 독자의 창작성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외국의 저작물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경우에는 외국어로 표현되어 있는 것을 그대로 우리말로 바꾸어 표현하는 것으로서 외국어로 표현되어 있는 기존의 저작물이 없으면 번역이라고 하는 것이 있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기존의 저작물(이를 원저작물이라 한다)을 토대로 하여 작성된 것이지만, 한편으로 번역을 함에는 적당한 어구의 선택, 역문의 구성, 표현 등에 번역자의 다대한 창의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점에서 번역자의 창작적 개성이 부여 되는 것이다. 번역 이외의 다른 이차적 저작물 작성방법들도 이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이차적 저작물이 되기 위하여는 원저작물에 대한 관계에서 그것을 토대로 하였다는 뜻의 '종속성'과 원저작물에 이차적 저작물 작성자 자신의 창작적 개성이 부여되었다는 뜻의 '새로운 창작성'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어떤 기존의 저작물에서 창작상의 힌트나 착상을 부여받은 경우라 하더라도 작성된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의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종속적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기존의 저작물이 새로 작성된 저작물에 완전히 소화되어 버린 경우도 이에 속한다 ), 그것은 기존의 저작물과 별개 의 새로운 저작물이라고 할 것이지 이차적 저작물이라고 할 수는 없고, 또한, 예를 들어 타인의 논문을 거의 그대로 베끼면서 용어나 자구를 다소 수정한 경우나 음보를 하모니카용으로 하기 위해 숫자나 부호만 바꾼 경우와 같이 원저작물에 새로운 창작성이 부가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경우도 이차적 저작물이라고는 할 수 없다.

  어떤 저작물이 다른 기존의 저작물과 사이에 위와 같은 '종속적 관계'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은 매우 미묘하고 어려운 문제이지만, 이는 저작재산권(이차적 저작물 작성, 이용권)의 침해 여부와 저작인격권(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침해 여부의 판단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 문제에 관한 우리 나라의 판례는 다음과 같다.

[이차적 저작물로 보지 않은 사례]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1989. 12. 8.선고, 88가합 2442판결 ([ 테레사의 연인사건], 한국저작권판례집,163 - 171면 ): 이 사건에서 원고는 자신의 음악저작물인 가요 '고독'이 자신의 소설인 '테레사의 연인'의 2 차적 저작 물임을 전제로 하여 피고가 가요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은 동시에 소설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원저작물을 이용하여 이에 의거하였다 하더라도 일반사회통념상 전혀 별개의 독립적인 새로운 저작물이라고 인정될 정도의 것을 창출하였다면 이는 이차적 저작물이 아니라 독립의 새로운 저작물이라 할 것인데, 원고가 소설 '테레사의 연인' 을 발표한 후 그 소설의 주제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위 가요를 작사, 작곡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위 가요가 서로 장르가 다른 위 소설의 이차적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 없다"고 하는 이유로 원고의 그 부분 주장을 배척하였다.
    서울민사지방법원 1990. 9. 20. 선고 89가합 62247판결 (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사건, 한국저작권판례집 153- 160면 ): 원고가 피고 제작의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가 자신의 저작물인 동일한 제명 의 무용극에 대한 이차적 저작물임을 전제로 피고의 성명표시권침해 등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한 사안에 대하여 법원은 "어떤 저작물이 원작에 대한 이차적 저작물이 되기 위하여는 단순히 사상(idea), 주제( theme )가 같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두 저작물간에 실질적인 유사성( substantial similarity ) 즉 사건의 구성( plot ) 및 전개과정과 등장 인물의 교차 등에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 할 것인데 양 저작물 사이에는 등장인물이라든지 사건전개등 실질적 구성면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어 양자 사이에 원작과 이차적 저작물의 관계를 인정할 만한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고 판시하였다.

[이차적 저작물로 인정한 사례]

대법원 1990. 2.27. 선고 89다카 4342 판결: "소외 수잔 크라우다가 한 이 사건 원저작물의 번역이 원고가 이미 완성한 원고에 고도의 수정, 증감을 가한 것이어서 사회통념상 새로운 번역물로 볼 수 있다 하겠으나 원고의 번역을 토대로 이에 크게 의존함으로써 원고가 번역한 것과 상당한 유사성을 가지므로 원고의 번역물을 무단 개작한 것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4.8.12. 선고 93다9460판결: "성경전서 개역한글판(1961 년판)은.. 1952년판 성 경과 비교하여 볼 때, 1952년판 성경의 오역을 바로잡은 부분이 약 31곳이나 되고, 번역을 달리한 것이 약 200여 곳이나 되고, 문장과 문체를 바꾼 것이 약 370 곳이나 되고, 음역을 달리한 것이 약 37곳이 되고, 국어문법과 한글식 표현에 맞게 달리 번역한 것이 약 100여 곳이나 된다고 인정... 인정사실에 의하면 1961년판 성경은 1952년 판 성경의 오역을 원문에 맞도록 수정하여 그 의미내용을 바꾸고 표현을 변경한 것으로서, 그 범위 내에서 이차적 저작물의 창작성을 논함에 있어 저작자인 피고의 정신적 노작의 소산인 사상이나 생각의 독창성이 표현되어 있다고 못 볼 바 아니므로, 1961년판 성경은 1952년판 성경과 동일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별개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된다."

(2) 저작자의 저작재산권은 자신의 저작물을 이용한 이차적 저작물의 작성, 이용에 미친다 (저작권법 제 21조 ). 따라서 원저작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원저작물을 이용한 이차적 저작물을 작성, 이용하면 저작재산권 침해행위가 된다. 그렇다면 , 원저작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작성된 이차적 저작물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고 실제로 구저작권법은 원저작자의 동의를 이차적 저작물보호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행저작권법은 이를 삭제하였으므로 현행법 하에서 원저작자의 동의 없이 이차적 저작 물을 작성한 경우에 (원저작자 에 대한 관계에서 저작권침해로 되는 것은 별문제로 하고 ) 그것이 이차적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데 대하여는 별다른 이론이 없다.

나. 편집저작물


     (1) 현행저작권법은 '편집물로서 그 소재의 선택 또는 배열이 창작성이 있는 것은 독자 적인 저작물로서 보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 6조 제 1항 ). 신문, 잡지, 백과사전, 시집, 명언집, 논문집 등과 같이 여러 가지 다른 저작물을 모아서 만들어진 것 에 대해 그 안에 수록되어 있는 개개의 저작물과 별도로 그 전체로서 하나의 저작물로 보호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편집저작물은 그와 같이 저작물을 편집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영어단어집, 문헌목록, 직업별 전화번호부와 같이 저작물이 아닌 것을 편집한 경우도 포함된다.

(2) 편집저작물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소재의 선택 또는 배열에 창작성이 있어야 하므로 단지 소재를 잡다하게 끌어 모은 것이나 기계적으로(예를 들어 가나다순) 배열한 데 그친 것은 편집저작물로 보호될 수 없다. 어떠한 저작물이 소재의 선택 또는 배열에 창작성이 있다고 할 것인지 여부의 판단도 실제에 있어 매우 어려우며, 구체적인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판단 하여야 한다. 이에 관한 일본의 판례를 보면, ① 일본전신전화공사의 전화번호부와 는 달리 스폰서의 광고를 특색 있게 배열한 광고전화번호부(大阪地裁 昭和57.3.30. 판결), ② 약3,000개 정도의 영어단어, 숙어, 관용구 등을 사용빈도에 따라 골라 알파벳순으로 배열하고 타임지 등에서 인용한 적절한 문례를 첨가한 영어단어집 (東京地裁 昭和59.5.14. 판결) ③ 변호사의 업무중에 휴대하여 사용하기 편하도록 소송사건의 기일, 당사자명, 법원명 등을 표시할 수 있는 난을 설정한 외에 인지대, 수수료, 소가의 산정방법 등이 기재되어 있는 변호사업무일지 (大審院 昭和 12.11.20.판결), ④ 반도, 만 등의 선택, 해안선, 해류, 해심의 표현, 국명의 표시 등에 저작자의 독자적인 체계와 주관이 내포된 지구의용 세계 지도(편집지도)( 東京高裁 昭和 46.2.2.판결) 등에 대해 편집저작물로 보호할만한 창작성을 인정하고 있다.

(3)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그 저작자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편집해도 편집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으나, 무허락의 경우에는 수록된 저작물 저작자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되며(저작권법 제 6조 제 2 항 ), 이 점 2차 적 저작물의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5.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

저작권법은 공익적인 견지에서 다음에서 열거하는 것들은 그것이 비록 저작물성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아님을 명시하고 있다( 저작권법 제 7조 )

(1) 법령
(2)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의 고시, 공고, 훈령, 그 밖의 이와 유사한 것
(3) 법원의 판결, 결정, 명령 및 심판이나 행정심판절차, 그밖의 이와 유사한 절차에 의한 의결, 결정 등
(4)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가 작성한 것으로서 위 (1), (2), (3)에 해당 하는 것의 편집물 또는 번역물
(5)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
(6) 공개한 법정, 국회 또는 지방의회에서의 연술

   저작권법의 위와 같은 규정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임과 동시에 일반에게 주지시킬 공익적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는 그 저작물 자체의 특수한 성격을 고려한 것이다. 현행 저작권법은 이와 같이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저작물 (미국법 해석상 정부 또는 공공단체의 공무원이나 기타 피용자가 그 직무상의 의무의 일환으로 만든 것이 이에 해당한다고 한다) 일반에 대하여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우리 저작권법 상으로는 위에 거 시한 유형의 저작물이 아닌 한 공무원이 그 직무상 만든 저작물도 저작권보호의 대상이 되며 그것이 국가기관의 명의로 발표된 경우는 법인저작을 규정한 저작권법 제 9조에 의하여 저작권이 원시적으로 국가에 귀속되어 국가가 배타적으로 저작권을 행사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다만, 저작권법 제 7조의 입법취지가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저작물 중 그 저작취지에 비추어 국민에게 마땅히 널리 알려져야 할 저작물은 저작권보호대상이 될 수 없다는 데 있는 이상 국가 등의 저작물 중 엄격히 위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저작물의 성질상 국민에게 널리 알려져야 할 것은 위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비보호저작물이라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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